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오늘 나는 거차에서 또 하나의 꿈을 꾼다
그것은 이곳 바닷가 어딘가에 개펄이 잘 보이는 장소를 잡아
쓸쓸한 여행자의 영혼이 하룻밤 쉬어갈 수 있는 집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행자는 또 다른 쓸쓸한 영혼들과 함께
세상에서 무참히 패배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못다한 일들과 미련들과 연민들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고,
개펄냄새를 맡고 라면식사에 소줏잔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가 뜨면 11년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생의 온기를 느끼며
세상속으로 그 만만찮은 벽위로 힘차게 부딪쳐 나갈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그런데 이상하다 어쩌면 이 꿈은 이루어질 것만 같다 .....
-곽재구, '포구기행' 중에서
내겐 아마도 역마살이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누구나 내면은 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늘 떠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은 기행산문을 읽는 것으로 대리만족이 되기도 한다
정작 떠났을 때는 작가들처럼 속속들이 여행의 묘미를 알고 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책으로 읽는 여행은 그래서 더 멋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포구들의 모습들.. 그리고 작은 얘기들..
작가 자신이 찍은 아름다운 포구모습들이 마음을 설래게 한다
그 많은 사진들 중.. 가장 마음에 남았던 사진 한장
팥죽 파는 할머니(전남 장흥군 회진항)
세상에서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건 사람의 미소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사진..
나도 이런 사진을 남기고 싶다
2004.3.1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팥죽집(장흥 회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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