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피어도 흔한 느낌이 들지 않고, 한 자리에 어울려 피어도 저마다
다른 꽃들이 흉내낼 수 없는 개성적인 빛과 모양과 향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어
언제나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풀꽃들. 지금도 봄이면
그런 산골 들판의 꽃들이 그리워진다. 꽃이 그리우면 꽃 이름을 외운다.
꽃이름을 외우고 있으면 풀꽃들이 기억 속의 꽃밭에서 고개를 내민다.
꽃보다 이름이 더 아름다운 ‘너도바람꽃’과 ‘나도바람꽃’이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꽃으로 산 그늘에서 피어나는 꽃인데,
세상에 형태조차 없는 바람을 닮겠다고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이다.
이 꽃이름을 떠올리면 감동적인 시를 읽을 때처럼 여운이 남는다.
사실 생각해 보면 청춘의 아름다움도 그 시간을 지나쳐간 사람에게는
한낮 스쳐간 바람에 불과한 것을.
모든 것은 순간조차 향유할 수 없는 바람 같은 것, 그래서
‘나도바람꽃’은 그런 순간을 영원으로
인식하려는 꿈을 피워내고 싶은 꽃이 지닌 이름인지 모른다.
나는 이 봄, 산야에 피어나는 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 꽃들 속에 서서 나도 한 포기 풀꽃이 되어 본다.
어떤 꽃이 되어 볼까?
4월에 피는 나도바람꽃의 꽃말은... '비밀스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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