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푸른 잎들이 날빛을 짜는 동안은
우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저녁이면 수정 이슬이 세상을 적시고
밤이면 유리 별들이 하늘을 반짝이고 있는 동안은
내 아는 사람들 가까운 곳에서
펄럭이는 하루를 씻어 널어놓고
아직 내 만나지 못한 사람들
먼 곳에서 그날의 가장 아름다운 꿈을 엮고 있는 동안은
바람이 먼 곳에서 불어와 머리카락을 만지고
햇빛이 순금의 깁으로 들판을 어루만지는 동안은
우리들 삶의 근심이 결코 세상의 저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밤새 꾸던 꿈 하늘에 닿지 못하면 어떠랴
하루의 계단을 쌓으며
일생이라는 건축을 쌓아 올리는 사람들
우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그 아름답고 견고한 마음들 눈감아도 보이는 동안은
그들 숨소리 내일을 여는 빗장 소리로
귓가에 들리는 동안은
이기철
♬ Ralf E. Barttenbach - A Heaven Full Of Viol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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