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마주 보는 일조차 부끄러워도 이 시절
저 불 같은 여름을 걷어 서늘한 사랑으로
가을 강물되어 소리 죽여 흐르기로 하자
지나온 곳 아직도 천둥 치는 벌판 속 서서 우는 꽃
달빛 난장(亂杖) 산굽이 돌아 저기 저 벼랑
폭포 지며 부서지는 우뢰 소리 들린다
없는 사람 죽어서 불 밝힌 형형한 하늘 아래로
흘러가면 그 별빛에도 오래 젖게 되나니
살아서 마주잡는 손 떨려도 이 가을
끊을 수 없는 강물 하나로 흐르기로 하자
더욱 모진 날 온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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