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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대전)

대전 식장산

by 류.. 2017. 2. 13.



































                    옥천 군북면사무소(이백리) → 자모리 →국사봉 → 구절사 → 독수리봉 → 망경대 → 활공장 

                  정상(해돋이전망대) → 식장사 → 고산사 → 대성동삼거리


                  14.7km,  4시간 40분 소요











별들이 유난히 가까이 내려오는 밤이 있다
그믐이 다가올수록 어둠은 더 많은 별을 내보낸다
동굴 속에서 몇 날 며칠 나무를 비벼 불을 일으킨
한 사내를 생각한다 불씨를 만든 것은
얼어터진 두 손이었을까 혹독한 한파였을까
삼나무를 쪼개 배를 만들게 한 것은 거친 물결
지도를 만든 것은 오랜 방황과 잃어버린 발자국
기도를 알게 한 것은 고통이 아니었을까
사랑을 가르친 것은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
경전을 쓰게 한 것은 해결할 길 없는 고뇌
시인을 만든 것은 열망이 아니라 슬픔 아니었을까
지금 가눌 길 없는 비통함으로 쓰러져 있지만
이 통증의 끝에는 어제와 다른 아침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삶과 죽음이 완만한 속도로 임무를 교대하듯
슬픔 속에서 낡은 것이 죽고 새로운 시간이 오리라
지금은 다만 천천히 깊은 슬픔의 통로를 걸어 나갈 것
서둘러 눈물을 닦지 말고 흐르게 둘 것
여기까지 우리를 밀고 온 것이 좌절의 힘이었듯
약초를 알게 한 것이 상처와 고통이었듯
패배를 딛고 처절하게 한 발 한 발 걸어 나갈 것
안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다스려 온기로 바꿀 것
지금은 따뜻한 위로의 물 한 잔을 건넬 시간
남을 찌르지 말고 피 묻은 분노의 칼을 거둘 것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바라보고
바람에 머리칼과 아픈 영혼을 맡길 것
마음의 안부를 물어볼 것
그리고 창을 열 것
그러면 별빛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만나게 되리니
그쪽으로 갈 것
그러면 신도 우리 옆에서 그쪽으로 함께 가시리니




- 슬픔의 통로/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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