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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사막에 가고싶은 이유

by 류.. 2013. 10. 22.

 

 

                                사막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 같았다. 내 안에 있는 사막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은 어쩌면 늙어 가는 것과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안의 사막 언저리에서는 어느덧 인간이 더 이상 거주하지

                                않는 세계에 대한 예감이 자라나고 있었다. 내면의 황폐화에 대한두려움도 생겼다. 사막은 소멸을 미리 조금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무(無)라는 고향으로 넘어가는 단계였다.

 

                                 (...)

 

                                사막에서라면 우리는 존재하는 동시에 완전히 여분으로 남는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삶에 짐이 되었던 수많은 일들이 아주 멀리 떨어져있고,

                                우리로부터 벗어나 있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는 결국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날 찾거나 필요로 하거나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나를 볼 수 있는 거울도 없는 곳이라면 나 자신마저 없어도 더 이상 낯설게 없기 때문이다.

 

                                 -  라인홀트 메스너의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중에서

 

 

 

 


                                         왜 사막에 가고 싶나? 어떤 시인이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기도 하지만 마땅하게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사막에 서 있고 싶어서 하고 나는 얼버무렸다. 뭔가 분명하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토록 오래 전부터 언젠가는 한 번 꼭 가보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였기에 더욱 그랬다. 
                                         처음 사막을 떠올렸을 때의 어떤 이유가 그 이후로 세월이 흐르면서 나의 막연한 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아프리카를 떠 올리면 나는 늘 흥분이 된다. 아프리카를 생각하면 희망이 부겐빌레아꽃처럼 핀다고 했다.
                                         사막에 서면 되면 알게 되지 않겠나 싶다. 내가 왜 사막에 가고 싶은지를. 단지 이 서울 한복판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답을 단 한 번에 구하려는 어리석음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막에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 나는 지금으로부터 충분히

                                         자유로워져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사막에 갈 것이다.

 

                                         <황인철>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  1944~   )

 

이탈리아의 남티롤의 빌네스에서 출생한 세계적인 등반가,모험가

세계 최초로 히말리아 8천미터 14좌를 등반한 현존하는 산악계의 전설

 

 

나는 산을 정복하러 온게 아니다

또 영웅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두려움을 통해서 이 세계를 알고 싶고

또 새롭게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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