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돋아나는 황토 언덕에
그 사람 미소만 싱싱하게 살아나고
댓잎에 스치는 바람소리에도
행여 그 사람의 발소리인가 가슴 저리며
한 사람을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햇살만 내렸다 가는 간이역에서
쑥부쟁이 개망초,
고무줄로 묶은 들꽃다발을 들고
기차는 가고 햇살은 뜨거운데
뿌리 없는 꽃처럼 시들어 가며
발만 동동 굴러 본 적이 있는가
구멍난 나뭇잎이 내 마음 같다
커다란 낙엽 위에 그리움을 적으면
편지에는 온통 그 사람의 이름 뿐
몸보다 먼저 마음이 스산해서
지는 해만 한사코 바라본 적이 있는가
곱은 손으로 눈을 뭉쳐
몇 번을 부숴 버리고 그래도 다시 눈을 뭉쳐
흘러내린 눈물로
얼음처럼 단단한 눈사람을 만들며
한 사람을 오래도록 기다린 적이 있는가
이 대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