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본 장태산 휴양림
저물어가는 가을
며칠밖에 내 곁에 머무르지 않을 그런 사람을 바라보는 기분..
낙엽이 되어 흩날리는 가로수의 잎새들..
황홀한 색조로 타올랐다 속절없이 잦아지고 있는 먼 산봉우리..
눈앞의 풍경 속으로 바람이 스치고 갈 때마다
내 가슴 위로도 마른바람이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가을 나무들은 이제 엉성한 머리숱을 하고 서 있다
여든 넘은 내 어머니의 머리숱처럼..
한때 무성했던 것도.. 한때 뜨거웠던 열정도 다 지나간다
무엇을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던가
바람이 불면
낙엽처럼
내 안에 오래도록 버티어오던 우울의 비늘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느낌...
벌써 겨울인가!
한 번씩 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엔
언제나 꽃잎들이 하늘 가득 날리고 있더라
세상의 한 복판에 서 있는 나이가 되고 보니
저 들판 바람 속에 허수아비처럼 다시
네 곁에 서고 싶다
어디까지 가면 나는 너를 지우고 편안히 웃을까
꿈길에서 언제나 너는 말없이 웃고
시간이 쌓이는 소리에 뒤척이면
먼 하늘 희미한 달빛만 바람에 흔들린다
네가 주고 간 계절이 끝나는 날
편지 한 장 웃으며 쓸 수 있을까
지루한 장마가 걷히듯 푸르게
삶의 얼굴위에 추억 하나로 걸릴 수 있을까
주소 없는 너에게 가는 길
아직 멀다 나에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