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 스타벅스에 들어가 카페모카를 주문한다. 문득 웃음이 난다. 1500원짜리 떡볶이로 저녁을 때운 주제에 후식으로 두 배가 넘는 가격의 커피를 마시다니, 통장 잔고를 헤아려 보려다 그만 둔다. 창가 자리가 나를 위해 운 좋게 비어 있을 리 없다, 매장 한구석의 작은 원형 테이블에 쟁반을 올려 놓는다. 쟁반 위에, 머그잔이 달랑 하나뿐이다. 혼자라는 사실이 또렷하게 실감난다. 서른 두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중에서 -
Picture of the Moon / Gary 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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