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수도 없이 많은 길이 있으나
늘 더듬거리며 가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눈부시고 괴로워서 눈을 감고 가야 하는 길
그 길이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통행로입니다
그 길을 나 그대와 함께 가길 원하나
어느 순간 눈을 떠보면 나 혼자 힘없이
걸어가는 때가 있습니다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그대가 먼저
걸어가는 적도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길은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형극의 길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내 어찌
사랑하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햇빛 따사로운 아늑한 길이 저 너머 펼쳐져 있는데
어찌 그 길을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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