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망한다.
새벽 그 푸른 신선함 같은 엷은 웃음과, 맑은 인격과,
세상을 보는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코 너무
생각이 고루하여 답답함을 느끼지 않으며, 어둠 내린
솔 숲길을 함께 걷고 있는 것처럼 편안한 친구 있으면 하고.
난 또 소망한다.
내 친구에게서는 늘 고매한 인격이 느껴지고,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은 맑은 지성에서는 글 향기가 저윽히 담겨있으며
땀흘려 오르던 성황당 마루에 느티나무 같은 쉼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고.
그와 함께 인생의 후미진 골목길을 돌아 나갈 때.
한 발짝 먼저 길을 가도 좋고,
더러는 내 몇 발작 뒤에서 은근한 빛으로 되는,
요동치지 않는 강물 같은 친구였음 좋겠다.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면서도
너무 천박스럽다거나 하여 눈살을 찌푸리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표현할 줄 아는 친구.
내가 세상을 향해 돌멩이 던질 때,
한번쯤은 말려주더라도 적당히 맞장구를 쳐 줄 수 있는 도량이 넓은 친구.
내가 하는 일이 결코 사회에 반하는 일이 아니라면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
때로는 누군가 던진 돌멩이에 맞아 목놓아 울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면,
묵묵히 흐르는 눈물 닦아줄 수 있는 그런 친구.
나의 수다스러움에도 쉽게 질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
그러다가 제 풀에 지쳐 끝이 나면
가만히 일어나 자판기 커피한잔을 손에 쥐어주며
내 잘못을 일일이 지적해 주는 그림자 담아내며 흐르는 강물보다
더 속 깊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런 친구 몇쯤 있었으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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