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세상이 늘 이리 따뜻하란 법은 없네
기차가 늘 저리 지나가지도 않네
나야 쓰레기통을 뒤지면 하루 살고
취객의 주머니에서 간식거리를 집어내기도 하네
여보게 어떤 녀석은 오래오래 잘살다가
손자놈들에게 밟혀 죽었다고도 하네
또 안개가 몰려오네
과연 자네는 행복했을까
나처럼 살고 싶지는 않았을 마누라에게 아이에게
쥐털만한 유산에 직업에
칭칭 감겨 산다고 즐겁게 불평하더니
망할 놈의 안개, 비 들어오네
여보게, 자네 말 듣는 사람 세상에 없네
나는 그 길로 가지 않았네
혼자 웃고 투정하네
꽃피는 마을에서 살고 싶었네
꽃피는 마을에서 울고 싶네
성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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