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봄은 슬프지 않았다
창 너머
그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할 듯 하고 싶은 듯 그의 입술은
늘 말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의 눈에서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전부 듣고 있었다
숨어서 바라보고
숨어서 사랑하는
그 사람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 해 봄
나는 바라볼 사람이 있었다
바라만 보다 한평생 흘러가도 행복할 것 같은
사람이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동안은
내 슬픔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를 기억하는 것이
슬픈 이 봄
그와 내가 함께 서 있던
풍경 위로
꽃비가 내린다
그 해 봄은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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