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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by 류.. 2006. 1. 6.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지로
            새에서 새에로
            꽃에서 꽃에로
            샘에서 샘에로
            덤불에서 덤불로
            숲에서 숲에로
            골짜기에서 골짜기에로
            네 가슴의 오솔길에서 익숙턴
            충실한 네 산지기였으면 했다.

            그리고 네 마음이 미치지 않은 곳에
            둥우릴 만들어
            내 눈물을 키웠으면 했다
            그리고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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