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일몰

by 류.. 2005. 12. 30.




          해가 진다는 것,
          그 지는 해를 바라본다는 것은
          이제 스스로의 애잔한 삶의 한 끈을 놓고 잠시나마
          살아왔던 그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는 것이다.

          해가 지는 바다에 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절로 물들어가는 선홍빛의 바다처럼
          스스로 적셔지는 붉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해가 거꾸로 쳐박혀 영영 헤어나오지 못할 것처럼
          바다에 몸을 담글 때

          그 바다에 서 본 사람은 안다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또 떠오른다는 것을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옷깃  (0) 2006.01.12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0) 2006.01.06
인연잎사귀  (0) 2005.11.15
가을이면 앓는 병  (0) 2005.10.27
지나간다  (0) 2005.10.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