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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by 류.. 2005. 12. 13.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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