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백합죽·개펄이 숨쉬는 백합회
-부안 '계화회관'
주소: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전화:063-584-3075
결제:카드 가능
영업시간:오전7시~오후9시
예약:가능
주차:계화회관 앞 현대장 주차장
옛날엔 지천으로 깔린 백합 주워다가 양념 필요없이 한솥 끓여서 온 식구들이 둘러앉아 다 까먹고 나면 쌓인 껍질이 산(山)만했다. 오죽 많았으면 그 귀하고 비싼 백합을 헤프게 삶아먹었을까.
백합은 동해에서도 나고 남해에서도 나지만 유독 '부안 겨울 백합'을 제일로 치는 이유는 사질 뻘과 조수간만의 차이로 충분한 햇볕을 받는 자연환경 덕택이다.
백합은 양쪽 껍데기의 크기가 똑같다. 그래서 남녀 천생연분을 상징한단다. 양력 7, 8, 9월에는 살도 오르고 많이 나기도 하지만 날씨가 추워 더 깊은 뻘 속으로 들어간 백합이 더 깊은 맛이 나 날씨가 추운 지금부터가 제맛이다. 크기에 따라 대합, 중합, 소합으로 나뉘지만 요즘은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대합은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백합의 고장이라고 하는 부안에서 백합죽 전문집은 의외로 적다. 바다에 면해 있어 생선회를 주로 찾는 탓이어서일까.
시장통에 있는 '계화회관'으로 들어선다. 넓지 않은 벽면에 유명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액자들이 즐비하게 걸려있다. 모두 맛있는 백합죽 먹으로 와서 남긴 흔적들.
쌀을 불려 끓이다 백합살 다진 것을 넣어 만든 백합죽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그 담백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으면 나중에 얹어내는 참기름과 통깨, 김가루 등은 넣지 말아달라고 말하면 된다. 백합죽은 1인분 기준에 한정해 음식값을 받고, 배부를 때까지 계속 더 준다.
'두드려만 봐도 신선도를 알수 있다'는 이집 안주인 이화자씨는 계화도에서 나고 자랐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백합죽 맛을 재현해 계화회관을 운영한 지 20년. 전통적인 고유의 맛을 보존하기 위해 학구적인 노력도 하고 있다. 지난해 남편 최국서 사장과 함께 전북여성회관에서 백합죽과 관련한 세미나도 가졌다. 요즘은 새만금 간척지 사업으로 부안 뻘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걱정이다.
깨끗이 씻은 백합에 물을 붓고 끓인 게 백합탕이다. 그 자체가 짠맛을 가지고 있어 소금을 칠 필요도 없다. 송송 썰어넣은 고추맛과 어우러져 시원하고 얼큰하다.
백합구이는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불판에 익힌다. 시간을 잘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너무 익히면 질겨지므로 살짝 익혀야 제맛이 난다. 호일을 벗기면 뽀얀 국물이 고여있다. 백합 살맛도 좋지만 그 국물을 들이키는 것이 백합구이를 먹는 즐거움.
백합은 날로 먹어도 좋다. 겨울철에 먹는 '바다의 맛'이 바로 이런 것이란 감탄사가 연신 터져나온다.
메뉴(가격)
백합죽=5,000원, 백합탕=1만8,000원,
백합회=1만8,000원, 백합구이=1만8,000원,
백합찜=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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