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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by 류.. 2005. 8. 25.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이성복,'그 여름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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