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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변산을 다녀오다

by 류.. 2004. 11. 1.

 

 

주말,변산반도 30번 국도 여행..

이번 여행은 말버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것저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보다는

한 곳에 집중적으로 빠져드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것은 이번 여행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우선 찬반양론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다시 공사가 진행중인 새만금 방조제에서의 시간들이 그랬고

찬란한 일몰을 기다리던 채석강 팔각정에서도 그랬다

풍경이 고적할수록 사람은 말을 잊어버린다

자연 앞에서는 인간의 언어를 버리는 되는 것일까

나는 오래 전 이미 바다와 이야기하는 것을 배웠다

자연과의 이야기란 내 말을 버리고

상대에게 귀기울이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상대의 침묵이 마음의 귀에 들어오면

내 말은 자연 필요가 없게되는데

그런 상태를 내가 지극히 좋아한다는 것을 안 것은

최근 몇년 사이의 일이다

그러나 가끔 아주 그것도 주체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

나는 곁에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곧잘 혼잣말을 한다

혼자서 대화하는 것.. 그건 자신을 정화시키는 행위의 하나다

나는 변산에서 두번 나와의 대화를 했다

한번은 대책 없는 막연한 그리움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내 삶이 아직은 감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200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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