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바다를 보았습니다
방파제에 등을 기대고 앉아 편안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꿈...
짙은 안개가 바람의 거친 음향에 따라 조금씩 느린 그림으로 이동하고...
동해의 푸른 바다를 생각하다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내가 그 바다에 누워있더군요
파도와 바람소리...
올이 거친 삼베같은 부두의 안개 속에서
수평선을 수놓는 집어등의 불빛이 보이고..
그 휘황한 불빛에 속아 퐁당퐁당 몸을 던지는 오징어들의 슬픈 생애...
꿈에서 깨며 난 그것이 꿈이 아니었기를 기대했지요
혹시나 백사장에서 묻어온 모래가 있기를...
상상과 수면의 경계를 밤새도록 오가면서
최면을 걸은지도 모릅니다
나는 지금 바다에 있다.있다 ....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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