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겨울을 쓰라리게 보낸 사람들에겐
가장 뒤늦게 찾아오는 해빙의 계절이다.
비로소 강물이 풀리고 세월이 흐른다.
절망의 뿌리들이 소생해서 소망의 가지들이 자라서
희망의 꽃눈들을 틔우게 한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의 햇빛이 가득해도
마음안에 햇빛이 가득하지 않으면 아직도 봄은 오지 않은 것이다.
이외수-[봄] 中에서
포근한 봄날씨에 베란다의 유리문을 열다가.. 문득,
난초화분에 물을 준 지가 오래 되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왜 2월 들어 한번도 화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식물에게도 감각이 있고 감정이 있다던데
몇개 안 되는 난초화분들이 얼마나 나를 애타게 기다렸을까..
족히 한달은 굶었을 그들에게 촉촉하게 물을 뿌려주는데
화분 안에서 물이 스며드는 소리와 흙내음이 번져왔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잎끝이 노르스름하게 말라가고 있었군요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화분을 잊었던 것처럼 잊혀지고는 있지는 않은지...
화분신세가 꼭 주인 닮아간다는 생각에 조금은 미안해집니다
올봄에는.. 잊지 말고 분갈이를 해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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