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사, 내 사랑
인간세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가는 불명산 능선
한 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안 도현
화암사 복수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복수초의 절정은 대략 3/5~3/10이니 조금 이르게 간 것
화암사가 워낙 한적한 곳인데 오늘은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에 버스 2대와 승용차도 10여 대..
어머니 가시고 나서 처음 봄꽃 보러 나섰지만..
여전히 마음이 공허하다
사람은 갔지만 봄은 오고 꽃도 피고..
그렇게 또 흘러간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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