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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향을 꿈꾸며

by 류.. 2020. 6. 30.

강릉 바우길 안반데기

 

그대 사는 마을의 햇살은 아직도 그렇게 가벼운가
작은 풀꽃은 더 없이 맑게 피어 요요히 가고
일찍 나온 낮달이 하염없이 앉아 있는 콩밭머리
빈손을 툭툭 털어 흰 구름 날아오르는가.
낮은 지붕의 굴뚝마다 저녁 연기 그리운.
잊혀지지 않는다 부엌의 삭정이 타는 불빛
청경우독의 이웃들이 나누는 한 우물의 물맛과 함께
삼경이 가깝도록 도란도란 정을 포개고
주머니 속에 남은 성냥을 그어 별이 빛나는 새벽,
풀섶의 이슬에 바짓가랑이를 흠뻑 적시며
매롱이 눈뜨고 기다리는 가축들을 돌보러 나가는
그대 사는 마을의 햇살은 아직도 그렇게 가벼운가.

 

 

김석규

 

 

 

마을 하나가 잔잔한 슬픔으로 걸린다

인기척 내지 않는 나이의 노인네만 나앉아

멀리 숲정이 일렁이는 풍뢰를 듣는 대낮

개망초 하얗게 가고 있는 묵정밭에

새끼를 데리고 고라니가 다녀가면

이내 멧돼지가 와서 파헤치고

가지고 갈 것도 그렇다고 두고 갈 것도 없는

마을 하나가 잔잔한 슬픔으로 걸린다

 

 

 

Back to Earth - The love of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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