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

길을 잃고 든 생각들

by 류.. 2017. 11. 2.








사는 동안 아주 낯익은 것이

갑자기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든가,
너무나 익숙한 곳이 처음 와보는 곳처럼

여겨지는 경우는 허다 하지만
실제로 너무나 잘 아는 길에서 헤매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어진다.
이런 나를 믿고 어찌 살 것인가, 과장된 회의마저 든다.
문득 진짜 내가 그 길을 잘 알고 있었는가?
내가 잘 안다고 여기고 있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내가 잘 알고 있는가?
하는 반문이 생긴다.
그런가?
정말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가?
그 길을?

그 사람을?

그 일을?




신경숙 에세이 '자거라, 네 슬픔아' 중에서.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실수업  (0) 2018.06.18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0) 2018.05.06
夏美のホタル  (0) 2017.07.07
마테호른(Matterhorn)  (0) 2017.07.01
비밀과 거짓말 중에서..  (0) 2017.03.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