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그 시절 그렇게도 열심히 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는데
나는 한번도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어
오랜 시간이 지나서, 한번인가 두번인가 나는 별똥별을 본 적이 있어
그런데 그때는 또 너무나 순식간이어서, 아무런 소원도 빌지 못했지
소원을 빌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기다릴 땐
떨어지지도 않더니 어째서 아무 생각도 없는 텅빈 눈을 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별은 떨어지는 것일까,
나는 그게 너무 아팠어, 이유도 없이
물론 빌어야 할 소원 같은건 없었어
소원 같은 건 어른이 되면서 모두 버렸어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 그건 너무 깊은 상실을 가져다 준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처음부터 나의 것이 아니었던 것들을
언제나 나를 스쳐 지나가리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어젯밤 나는 문득 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그 여름밤이 떠올랐고
사랑이란 바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어
기다리고 기다릴 때는 오지 않다가 방심하고 있을 때
문득 떨어지는,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아, 떨어졌구나 라고 밖에
황경신 / 모두에게 해피엔딩 中
♬ Aaron Neville - Stand b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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