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를 때
저기 저 고갯마루까지만 오르면 내리막길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보자, 자기 자신을 달래면서
스스로를 때리며 페달을 밟는 발목에 한 번 더 힘을 주는 것.
온몸이 꼬이고 꼬인 뒤에 제 집 처마에다 등꽃을 내다거는 등나무를 보며,
그대와 나의 관계도 꼬이고 꼬인 뒤에라야 저렇듯
차랑차랑하게 꽃을 피울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고 머물고 싶을 때 머물 수 없으나,
늘 떠나고 싶어지고 늘 머물고 싶어지는 것. 바깥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안으로는 차갑고 단단한 것.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물어도 알 수 없어서 자꾸,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되묻게 되는 것.
- 안도현,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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