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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樂

Paramithi Hehasmeno/ Anna Vissi

by 류.. 2007. 2. 7.
 

       



      훨씬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재 속에 손을 넣고
      더듬더듬 서로의 숯을 만지며
      다시 한 번 살을 데이려 들지 않았겠지
      불길이 타오를 때
      이미 눈 부릅뜨고 보아야 했어.
      서로를 허물며 타다가
      혼자 먼저 탁 꺼질 수 있는 불씨를
      훨씬 더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우리는 말 대신 연거푸 재채기를 해댔겠지.
      자고 나도 여전히 목구멍에 그렁그렁한 발설 못한
      말들의 가래 삼키며
      마주 바라보고 피 섞인 기침을 해대다
      마침내는 자지러졌겠지.
      오오, 좀더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이렇게 죽었던 얼굴을 일상의 일로 가리고
      핏자국난 시간을 박박 더 할퀴면서
      인적 없는 골목에선 몸 뒤틀며 울음을 참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서로가 그리운 것들을 윽박지르며
      흙물 가라앉듯 이렇게 멀쩡하진 못했겠지.
      훨씬 더 독한 사랑이었더라면
      우리는 없어진 듯 벌써 재가 됐겠지
      더 이상 손을 넣어
      서로의 숯 만져볼 수도 없는 재.
      타오르는 재.
      아직도 더듬더듬 연기가 피어오르는
      오오, 영영 식을 수 없는 재가 됐겠지.
 
 
                                         -뜨거운 재 , 최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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