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바다가 한눈에
영광 백수 해안도로
넓은 바다를 옆에 두고 길게 이어지는 도로에는 묘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바다와 길 그리고 사람살이 풍경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도 절묘하게 한세상을 이룬다. 길옆에 바다가 길게 이어지는 곳이 세상에 흔하지 않다는 희소성도 기대의 폭을 확장시키는데 한몫 거든다.
자동차를 타고 휙 지나칠 요량으로 도로에 들어선 이들도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속도를 줄이고 기어이 차를 멈춰 서기 마련이다.
그런 길은 한 번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끊임없는 사람의 발길을 받는다. 영광 법성포에서 출발해 백수 해안을 끼고 이어지는 영광 백수 해안도로도 '전국 아름다운 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길 좋다'고 소문난 곳이다. 최근 들어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한 그 소문을 따라 사람들의 발길도 백수 해안도로 위로 모아지고 있다
영광 백수 해안도로의 진정한 깊이와 아름다움은 길에 있지 않다. 그 길을 품고 있는 '칠산바다'가 소문의 진원지로 자리한다. 아름다움의 주체는 바다이고, 바다 옆으로 길게 늘어선 도로는 다만 숨어있던 바다를 만날 수 있게 만들어진 주변부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칠산바다를 가로질러 조기떼를 찾아 나선 배들은 언제나 만선이던 옛 영화를 그리워한다. 칠산바다는 연평도로 북상하던 조기들의 산란처로 작용해 조기어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지금은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그물에 걸려드는 조기떼의 수량이 형편없이 줄고, 드넓었던 어장의 풍경도 옛 기억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나 칠산바다가 간직하는, 눈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 아득한 아름다움은 아직 여전하다. 영광 백수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바다는 넓은 칠산바다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다.
백수면 앞바다에 일산도, 이산도, 삼산도, 사산도, 오산도, 육산도, 칠산도의 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옛사람들은 이 섬들을 조합하여 칠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칠뫼를 기점으로 시작하는 칠산바다는 법성포 앞바다를 거쳐 전북의 위도와 곰소만, 고군산반도의 비안도까지 이어진다.
이 넓은 지역의 바다가 함께 묶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해역을 따라 형성된 어장에서 비롯된다. 조기떼가 칠산바다로 밀려들면 포구에 배를 대기 힘들 정도로 전국에서 조기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무수히 많은 배들을 한자리에 모여들게 했던 어장이 바로 칠산어장이다.
칠산바다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해안도로를 끼고 펼쳐진 바다는 고즈넉하게 가라앉아 있다. 그 바다 위에서 무수히 많았던 옛 조기잡이 배들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해의 크고 작은 섬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는 작은 어선 몇 척들이 드문드문 눈에 잡힐 뿐이다.
백수 해안도로는 백수면 홍곡리에서 염산면과 길이 갈리는 사잇길에서 시작한다. 홍곡리 부근은 모두 시멘트길이 놓여 있어 길을 잘못 잡은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홍곡리 마을들을 완전히 통과하고 나면 아무리 둘러봐도 야트막한 야산에 막히던 시선들이 훤하게 트이고 바다와 마주하게 된다. 백수해안도로의 초입은 바다와 길 그리고 그곳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사람의 흔적들이 오밀조밀하게 묶여 있다
19km를 이어지는 길옆으로는 어느 곳에 닿으나 바다가 함께 한다. 사람의 마을은 입구인 홍곡리를 제외하면 해안도로를 완전히 통과한 다음에야 만날 수 있다. 해안도로를 만나기 위해 찾아드는 외지인들은 상대로 하는 몇몇 음식점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 바다 곁에서 사람살이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도로와 해변 사이 비좁은 공간을 이용해 사람들은 논을 만들고 밭을 일궈 삶의 영토를 만들어냈다.
해안도로의 대부분은 절벽 위에 형성돼 있고 그 아래로 곧장 바다와 연결된다. 때문에 어느 곳에서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멀리로는 낙월도와 안마도가 가물거리고 가까이 칠산도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해안도로는 60∼70년대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 해안은 간첩선이 접안하기 좋은 곳으로 낙인찍혀 수없이 많은 대간첩작전이 수행되었다. 경계의 수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백수해안도로 한켠에서는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미 폐쇄된 초소들도 그대로 남아 있다
바다를 덮고 있던 물이 멀리 빠져나가면 바다 아래 잠겨있던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갯벌은 그 끝을 눈에 담기 힘들 정도로 드넓다. 시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물이 많게 빠지는 날은 최대 바다 쪽으로 4km까지 갯벌이 형성된다. 물이 완전히 밀려나가면 인근 홍곡리 사람들은 갯벌에 들어와 조개를 캐내거나 미리 설치해둔 정치망에 걸린 물고기들을 잡아 올린다. 정치망에 걸린 물고기는 거의 반 숭어로 밀물에 휩쓸려 들어왔다가 썰물 질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물에 걸려든다.
백수해안도로는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 안에는 수많은 바다의 표정과 색채들이 깃들고 그 바다를 토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집약돼 있다. 갯벌과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조기들에 의탁한 주민들의 삶,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칠산바다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만으로 비치지 않는 이유이다
교통:광주에서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영광에서 지방도 844번을 타고 백수읍을 지나면 염산과 해안도로 갈림길(갈림길에 해안도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우회전해 홍곡리를 지나 5분 정도 직진하면 해안도로에 닿는다.
먹을거리-해안도로를 따라 백수면을 빠져나가면 바로 나오는 법성면에 굴비 한정식을 하는 일번지 식당(061-356-2268)과 덕자찜을 하는 둥지식당(061-356-6678)이 있으며 해안도로 위에도 매운탕이나 생선회를 파는 식당들이 많다.
주변관광지:불갑사, 두우리갯벌, 법성포
영화 '마파도' 개봉과 함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곳...
백수해안일주도로는 내가 우리나라 해안도로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곳..
영광 불갑사와 함평 해보의 용천사 상사화 구경을 겸해서 이 도로를 달려보는 것이
괜찮은 여행코스 ..상경시 함평 해보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기가 쉽다
9월 15일경이 최적기
3인 이하라면.. 번호표 받아 기다려야 하는 법성포 일번지식당은 가지 않는게 좋다
한상에 6만 5천원 하는 굴비정식..먹을건 많으나 반 이상 먹기 힘들고..
손님이 많아 반호표 받아 기다리는 수고 할만큼의 대단한 식당은 아니다
일번지 식당 아니라도 법성포에서는 6천원짜리 백반집에서도 굴비맛은 볼 수 있고..
* 참고로 우라나라 해안도로중 근사한 곳
1. 삼척~울진간 7번 국도
2. 남해도 남면 해안도로(다랭이마을 가는)
3. 제주 사계리 용머리해안에서 모슬포 가는 해안도로
4. 장흥 장재도 ~ 보성 예당간 도로
5. 변산반도 곰소에서 모항, 궁항,격포 지나 변산 채석강 가는 30번 도로
6. 영광 백수해안도로
7. 거제 구조라에서 해금강거쳐 여차,홍포로 가는 길
8. 여수 돌산도 서쪽 해안도로
9. 고흥 나로도
10. 포항 구룡포에서 감포,대본으로 내려가는 해안도로
11. 삼천포에서 고성 상족암 가는 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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