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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안동, 까치구멍집

by 류.. 2006. 7. 6.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도시 중 한 곳인 경북 안동은 양반 고을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로 널리 이름난 곳이다. 수백년 전 반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회마을과 퇴계 이황선생이 제자를 양성한 도산서원, 영국 여왕이 방문했던 봉정사 등 곳곳에 유서 깊은 문화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안동을 찾는 사람들은 큰 기대와 설렘을 갖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그 설렘과 기대만큼 큰 실망을 안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구한 역사의 정신문화를 현지에서 쉽사리 만나기 어렵고, 그 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어설픈 상흔과 변색된 전통이 씁쓸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안동이 고향인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아니라고 변명할 수도 없는 게, 정겹던 고향의 옛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걸 피부로 직접 느껴서다. 또 정작 변화가 필요한 터미널, 숙박 등 편의시설은 20~30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걸 보면 정말 가슴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안동댐 옆에 조성된 민속촌은 외지사람들보다 안동사람들에게 더 사랑받는 휴식처다. 외부에 알려진 곳이 주로 안동 근교의 도산서원이나 하회마을이다 보니 시내에 있는 이 곳까지 발걸음하는 외부인이 드물다.

시 동쪽에 자리한 안동댐 주변에는 잔잔한 안동호를 내려다보는 민속촌과 박물관, 드라마 촬영장 등이 있고 소문난 전통 음식점이 몰려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이다. 때론 안개가 안전운전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안동호를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2001년 건립돼 이제 명물이 된 월영교는 안동호 보조댐에 놓인 긴 나무다리다. 다리 중간에 팔각정과 전망대를 만들었고, 바로 아래 물 속에 조명시설을 설치해 형형색색의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이 다리를 밟으면 한 해동안 다리 아픈 게 없어지고, 달밤에 이 다리 위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 정월 대보름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월영교 주차장에서 강 건너편을 바라보면 언덕배기에 전통가옥이 드문드문 자리잡은 걸 볼 수 있다. 이 곳이 바로 안동댐을 조성하면서 수몰된 지역의 가옥들을 옮겨와 야외박물관으로 만든 민속 경관지다. 야외박물관 입구에는 키 큰 장승과 함께 안동이 낳은 문인인 육사 선생 시비가 자리하고 있다.

정자와 물레방아가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면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장으로 이어진다. 고려시대의 관아, 옥사, 민가 등 20여채의 건물이 민속촌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빠져 나와 청송·영덕 방향으로 이어지는 국도 34번을 타고 안동시내로 들어간다. 법흥교 5거리에서 안동댐으로 향한다.

*별미

안동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헛제사밥과 안동 간고등어가 별미다. 헛제사밥은 안동사람들이 제사가 없는 날에도 제사음식과 똑같은 음식을 밤참으로 만들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 나무로 만든 제기에 각종 삶은 나물과 상어산적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월영교 주차장 앞에 자리한 까치구멍집(054-821-1056)이 특히 유명하다. 이 곳에선 붉은 빛깔을 띠는 안동식혜도 맛볼 수 있다.

유명한 ‘안동 간고등어’는 뱃길이 닿지 않는 내륙지방인 안동의 지리적 특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생선을 맛보기 힘들었던 옛날 안동지방에서는 동해 영덕에서 잡은 고등어를 하루가 꼬박 넘게 걸려 겨우 임동면 채거리까지 가져오면 얼추 고기가 상하기 직전이 된다. 생선은 본래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가 맛을 좋게 하는데, 이 때 소금간을 해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를 만들게 됐다. 까치구멍집과 이웃해 있는 터줏대감(054-853-7800)에서는 노릇노릇 구워진 간고등어 구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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