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겉모습은
가면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 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한답니다.
무엇무엇하는 '척'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그리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나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당당함의 가면을 쓰고 필사적인 게임을 하지만,
속으로는 벌벌떠는 작은 아이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 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 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숨어서 떨고 있는 벽을 허물고
가면을 벗어 던지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께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가치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회의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올수록 나는
더욱 더 저항해서 싸울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과 용납, 관용은 그 어느 벽보다 강합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는 아주 상처받기 쉽고 여리기 때문입니다
내 가면을 벗기고 나를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는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장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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