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 속의 나무이고 싶었다
나무처럼 살며 나무 같은 시를 쓰고
푸른 숲 속에서 함께 커가는 나무
봄 숲은 인내의 대가를 모르지만
숲을 키워내는 것은 햇볕이다, 아니
차라리 뽑아내고 있다, 햇볕은
꽃을 뽑아내고 잎을 뽑아내고
이어 나뭇가지도, 비까지 주면서
여린 가지는 자랄 만큼만 키를 세워
속으로 속으로 푸른 살을 채우고
연두색 팔레트에서 쏟아트린 붉은
물감 같은 꽃들이 짧은 공연을 끝낸다
이제 숲의 시간, 다시 새들을 불러 들이고
아낌없이 좋은 것들을 세상에 내어준다
햇볕은 내게서 무엇을 뽑아내려고
이리도 따사로이 내리쬐는 걸까
이적지 내가 나를 키운 것이 아니듯
봄 숲이 나를 보고 좋은 것을 내놔 보란다
내게 있어 제일로 좋은 것을,
내가 숲 속의 나무이고 싶었으니
강희창
생기있는 연두빛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숲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게 됩니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지만 나는..
봄이 왔음을 확연히 느낍니다
계절의 진행은 어김없이 계속되고
그처럼 숲은 강물처럼 쉼없이 흐릅니다
우리가 한 때 밟고 지나간 낙옆 속에서도
작은 씨앗들이 꿈을 꾸고..
숲은 쉬지않고 계절의 흐름을
명주실처럼 한올한올 풀고 있으며
어느 순간 황량한 겨울의 터널을 지나
꿈결인듯 초록으로 숨가쁘게
제몸을 드러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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