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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by 류.. 2006. 3. 9.

 

 



            주막에서..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의 슬픈 노정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의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도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빗긴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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