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맛집

방우리

by 류.. 2005. 8. 24.

 

 

금강 상류―人波 멎고 世波 잠든 천생 외톨이

강물 굽이쳐 문득 길 끊긴 곳…암벽 호령에 거센 물살도 잠잠

 
“전화,전기는 모두 무주에서 끌어다 쓴다니께유.” 여름 햇살이 따가운데 강변은 오히려 한적하다. 금강 상류. 여름이면 다슬기가 잡히고,반딧불이들이 ‘아지트’로 삼는 청정지역.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금산땅을 처음 적시며 외딴 마을 방우리에 닿는다.

금강 상류의 방우리는 충남 금산이면서도 산을 낀 오지여서 전북 무주를 통해 지프로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굽이쳐 흐르는 금강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려 있어 방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우리로 향하려면 금산에서 37번 국도를 달려 무주읍에서 내도리 앞섬을 거친다. 앞섬다리는 30여년 전 금강을 배로 건너던 학생 10여명이 강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사연이 담겨 있다. 다리 옆에는 비석이 서있고 시인 모윤숙씨의 추모시도 초입에 적혀 있다. 앞섬다리를 넘어 좌회전하면 방우리 가는 길. 길은 비포장이고 강변둑을 따라 6㎞를 달려야 한다. “길 아닌 길이지유. 행정이 그어놓은 금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시유. 구멍가게 한 군데만 들르려고 해도 무주읍내까정 가야니께유.” 원방우리에서 태어나 50년 넘게 살았다는 설재국씨의 푸념이다. 강을 끼고 산속에 내려앉은 방우리는 원방우리와 고개너머 작은 방우리로 나뉜다. 6·25 이후 설씨 일가가 정착한 이후 집성촌을 이뤘고 각각 10가구만이 남아 마을의 대를 잇고 있다.

주민들은 원방우리에서 논이 있는 작은방우리로 터전을 옮겨가며 물을 대기 위해 산밑으로 땅굴도 뚫었다. 강에서 뭍으로 변한 작은 방우리는 훼손되지 않은 늪지대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는 금강줄기는 한가롭고 비단결처럼 아름답다. 아는 나그네들만 한적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오지마을이라고 방송에도 몇 차례 나왔지만 워디 변한 게 있간디유. 할머니들 보따리 이고 한 시간 넘게 걸어다니는 것 보면 마음이 갑갑한디.”

방우리를 거친 금강줄기는 무주를 굽이쳐 흐른 뒤 다시 금산쪽으로는 수통리와 이어진다. 물길로는 500m도 안 되지만 걸어서는 산을 넘어 몇 시간 걸려야 닿을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은 겨울에 강이 얼었을 때나 수통리까지 강길 따라 다니고는 했다. 산길을 우회해서 달려 40분 만에 닿은 수통리는 적벽강으로 유명한 곳이다. 산을 휘돌아가는 강줄기는 육중한 암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길이 끊긴 곳의 절벽지대는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떡하니 막아선 암벽은 강을 호수처럼 깊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바위절벽 너머는 옛날부터 약초꾼들만 찾아들던 곳. ‘약초 고을’ 금산에서도 귀한 약초들은 이곳에서 나왔다.

수통리 아래 도파마을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장금이(이영애)가 수라간에서 밀려난 뒤 약초재배를 하며 의녀의 꿈을 키우던 곳으로 촬영세트장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이름표 붙은 약초들은 세트장 앞에 아담하게 심어져 있고 장금정이라는 정자도 새롭게 들어섰다.

도파마을 아래로 내려오면 다양한 체험장이 펼쳐진다. 금강변은 여름이면 다슬기줍기로 분주해지는 곳. 농바우끄시기,물떼기농요 등 민속의 보고인 평촌리 금강둔치는 다슬기줍기와 함께 금강민속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금산 금강의 끝자락 용화리 마달피에서는 살아있는 진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마달피마을에는 강변 풀숲을 따라 1㎞가량 이어지는 반딧불이 서식지가 펼쳐져 있다.

사연 많은 강변마을 따라 금강 상류에는 맑은 물에서만 사는 귀한 물고기도 흐드러졌다. 금강은 특산 어종인 감돌고기와 퉁사리를 비롯해 참마자,돌상어,쉬리 등이 살고 있는 ‘민물고기 박물관’이기도 하다. 한가롭게 소가 풀을 뜯는 이곳 금강에서 낚싯대 둘러메고 심호흡을 크게 해본다.



 

 

 

 

[여행메모] 30년 전통 백반집,고소한 ‘도리뱅뱅’


■가는 길=대전 진주간 고속도로 금산IC에서 빠져나온다. 37번 국도를 따라 직진한 뒤 무주읍∼내도리 앞섬다리를 거쳐 좌회전하면 방우리다. 수통리,도파마을은 37번 국도에서 적벽강쪽으로 향한다. 9월2∼11일 금산인삼축제가 열린다. 2,7일마다 들어서는 읍내 인삼장터도 볼거리. 축제기간에는 금산군에서 경비의 40%를 지원,인삼닭백숙을 먹고 시장,온천을 둘러보는 웰빙여행 프로그램(02-3453-5380)도 진행된다.

■먹을 것=금산 수삼센터 앞에서 서울식당(041-751-0607)은 30년 전통의 구수한 백반을 내놓는다. 직접 담근 청국장과 꽁치조림이 맛있다. 밥맛이 좋고 가마솥 누룽지도 공짜로 준다. 적벽강 앞 종갓집(041-752-0229)은 배가사리 등을 수제비와 함께 넣어 만든 ‘원조’ 어죽이 유명하다. 손두부와 민물고기를 튀긴 ‘도리뱅뱅’도 먹을 만하다.

■묵을 곳=읍내 시장인근에 인삼탕을 곁들인 24시간 찜질방들이 들어서 있다. 야간 7,000원. 남이 자연휴양림(041-754-8300)은 숲속의집(2동)과 야영장을 갖추고 있다. 오토캠핑장 1일 5,000원. 홍도인삼마을(011-451-6862)에서는 인삼캐기,우렁이 잡기체험을 곁들인 체험 민박(4인가족 3만원)이 가능하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041-750-2370)


 


      '여행 >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평 현대막국수  (0) 2005.08.29
      금산,적벽강  (0) 2005.08.27
      내린천  (0) 2005.08.23
      간이역 "승부역" 가는 길  (0) 2005.08.04
      일번지식당(전남 영광)  (0) 2005.07.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