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불 때는 저녁

by 류.. 2005. 7. 12.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바닥에서 물이 치솟는 부엌에 앉아
저녁 내내 군불을 때거나
하릴없이 청솔가지를 툭툭 꺾어
손톱 밑 때를 파거나 이런 날
아귀가 맞지 않는 문틈 사이로

온몸을 밀어내며
햇살과 그 햇살을 향해 달려드는

먼지를 구경하다
나도 문득

옹이가 많은 불쏘시개처럼
오래오래 타고 싶었다

 

 

김창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다보면 하나 둘쯤  (0) 2005.08.04
저녁 들길에서  (0) 2005.08.04
은사시나무  (0) 2005.07.02
서해  (0) 2005.06.26
그리운 밤  (0) 2005.06.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