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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한드미마을(충북단양)

by 류.. 2005. 5. 29.

 

 

    충북 단양 한드미마을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한드미 마을. 39가구 72명이 사는 산간마을이다. 한드미(큰 골짜기란 뜻)라는 마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백산 비로봉(1,440m) 아래 Y자형의 좁고 긴 계곡 마을이다.

     

    야생화 만발 소백산 관문이 마을이 최근 몇년 사이 일약 유명해졌다. 산림청에서 실시하는 산촌종합개발사업, 행정자치부의 정보화마을사업,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 및 마을종합개발사업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실시하는 농촌시범사업에 줄줄이 선정된 것이다. 덕분에 한 사업당 2억원에서 70억원까지 정부 예산 1백억원가량을 타게 됐다. 한드미처럼 ‘4관왕’에 오른 마을은 전국을 통틀어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된다.

     

    어떤 사연이 있기에 한드미 마을이 4관왕에 오를 수 있었나. 비결은 마을의 발전을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데 있었다. 초기에는 단양군청이 농림부와 충북도청을 오가며 조정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안되겠다 싶어 전문가를 끌어들였다. 농촌개발 전문 컨설팅업체인 (주)이장에 마을 종합발전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준 것이다.

     

    석회암동굴 색다른 체험컨설팅업체 임경수 박사는 마을 발전의 첫째 요소가 주민참여라고 보고 모든 주민이 함께하는 상향식 개발을 구상했다. 그 바탕 위에서 한드미의 자연환경을 활용했다. 마을은 비로봉을 주산으로 긴 계곡의 서향이다. 마을 위 느릅나무 숲 터널을 지나면 신갈나무 군락지가 나오고 바위를 지나 천연기념물인 주목군락지를 오르다 보면 비로봉이다. 백두대간의 허리인 것이다. 다시 비로봉 정기가 흐르는 신비로운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산천어, 산메기, 동자개, 버들치가 지천이다. 희귀식물인 외솜다리(에델바이스) 등 야생화도 널려 있다.

     

    이런 마을 특성 때문에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은 ‘어의곡 원점회귀 코스’를 즐겨 탄다. 어의곡 코스는 소백의 호젓한 산세를 즐기며 등·하산로를 달리해 돌아오는 코스로 여름철에는 경관이 수려하고, 물이 많아 인기가 높다.

     

    한드미 주민들은 중년의 도시민들이 즐겨 찾도록 마을을 가꿔나갔다. 마을 안길엔 돌담을 쌓고 계곡 주변엔 방갈로를 지었다. 영지·상황·표고버섯과 우렁이오리쌀, 고로쇠수액을 생산했다. 이렇게 해서 고로쇠 수액으로 담근 청국장과 된장이 나왔다. 농어촌연구원 엄대호 책임연구원은 “선택된 고객을 특화해 지역을 신뢰하게 만들고 이들과 지속적인 직거래를 연 것이 한드미마을의 그린투어리즘 성공요인”이라고 말한다.

     

    ‘고로쇠 청국장’ 주문 쇄도이 마을의 또다른 특징은 동굴이다. 고생대 초기에 만들어진 석회암 동굴로 과거엔 경북 풍기까지 뚫려 있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좁고 길다. 동굴속에는 박쥐 천국이다. 이 동굴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에 식품을 쏘이면 맛이 으뜸이다.

     

    단양군청 농림과 김계현씨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일교차가 큰 재배환경과 석회암 황토밭의 특성으로 오래 보관해도 상하지 않고 당도도 일품”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 때문에 현재 송파구 잠실6동, 부산진구 범천1동, 보령시 대천2동이 한드미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이곳 농산물 고추, 마늘, 콩과 수박 등을 단골로 가져간다.

     

    임경수 박사는 “소백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한드미 마을에서 하루쯤 묶어 농촌체험을 해보면 색다른 기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드미마을 소순금씨 : ‘산골쉼터’ 꾸민 억척 부녀회장 -

     

    한드미 마을의 그린투어리즘을 이끄는 이는 부녀회장 소순금씨(58·사진). 소씨는 남편이 폐암 말기 진단을 받자 공기 좋은 소백산 기슭에서 임종을 맞겠다며 1997년 부산 구포에서 어의곡리로 이사를 왔다.

     

    아무 연고도 없이 정착해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지만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에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남편의 건강이 차츰 회복돼 2년 전부터 농사일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그때부터 소씨는 부녀회 일을 맡으며 마을을 도시민과 연결짓는 그린투어리즘에 매달렸다.

     

    먼저 부녀회를 4개 조로 나누어 도시민의 어의곡리 체험을 돕도록 배치했다. 마을회관 앞에 떡치는 돌판과 두부 만드는 가마솥을 설치해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체험을 즐기도록 했다. 부녀회의 기금도 무(無)에서 7백만원가량 모았다.

     

    소씨 스스로는 민박을 한다. 작은 방이 두개. 하룻밤 숙박료가 4만원으로 소씨 남편의 ‘죽었다 살아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직접 키운 토종닭에 엄나무, 밤, 버섯, 대추, 녹두, 찹쌀과 각종 약재를 보자기에 싸 넣고 푹 끓인 토종닭은 닭살이 쫄깃하고 국물이 깔끔하다.

     

    소씨는 “예부터 이곳은 콩이 고소했다”면서 “이 지역에 5대째 비법을 전수해온 토속된장과 청국장집이 있어 이 기술을 활용해 도시민들에게 전통의 맛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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