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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꿈이라면

by 류.. 2004. 11. 1.

 

 

 

대구지하철 사고로 한사람이 떠났다

유가족으로 남은 젊은 女子.. 티브이로 그녀의 애절한 흐느낌을 보면서..

한사람이 소멸하고 난 뒤의 슬픈 배경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왜 사는지 몰라.. 입버릇처럼 말한 것이 미안한 날..

어떤 이를 중심으로 유지되온 하나의 가정과 그가 속해 있던 사회..

얼마나 안온하고 평범하게 흘러왔던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한 사람이 떠남으로써

그가 놓고 간 세상은 질서를 잃고 수습할 수 없이 허물어져 술렁거린다

하필,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을 눈앞에 두고.. 그는 갑자기 떠났을까..

비록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더라도

헤어질 준비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살아 남은 자의 고통을

눈감은 자의 입장이 되어 쓰라리게 곰씹어본다

아, 겨우 이렇게 되려고 아둥바둥 살아왔던가..

그는 죽어서 미안하고 우리는 살아서 미안한 날..

눈물젖은 손수건을 쥐고 있는 가녀린 그녀..

그녀는 거친 세상에 홀로 던져졌다

이것이 꿈이라면....

 

 

2003.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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