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 소리 없이 피어
몸이 몹시 시끄러운 이런 봄날에는
문 닫아걸고 아침도 안 먹고 누워있겠네
한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을 낳게 되고
그런 그리움을 누워서 낳아보고 앉아서 낳아보다가
마침내는 울어버리겠네
소식 끊어진 그 사람 생각하며
그러다가 오늘의 그리움을
어제의 그리움으로 바꾸어보고
어제의 그리움을 땅이 일어나도록 꺼내겠네
저 벚꽃처럼 아름답게 꺼낼 수 없다면
머리를 쥐어뜯어 꽃잎처럼 바람에 흩뿌리겠네
뿌리다가 창가로 보내겠네
꽃이 소리 없이 사라질까 봐
세상이 몹시 성가신 이런 봄날에는
냉장고라도 보듬고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네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김영남
수저같이
아귀같이
푸른 잎들 새로 돋는 봄날에
하루 종일
우두커니
부엌 창 앞에 서서
쏟아지는 물 잠그지도 못한 채 서서
두 손 떨군 채 낮고 작은 창 내다보다
핑 눈물이 도네
노란 봄 스웨터 환한 색깔옷들 아무리 가져다 입어도
낡은 겨울 검정 외투처럼
스스로 무겁고 초라해서
살아와 지금껏
단 한 번도 누군가 잘.있.는.지. 물어봐주지 않은 듯
어떤 날에는
자꾸 눈물이 나서
잘.있.는.지..... 자꾸 눈물이 나서.....
-어떤 날에는/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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