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정일근, '4월에 걸려온 전화'
대전 인근에서 가장 개화가 늦다는.. 진안 마이산의 벚꽃도 완연히 지는 분위기라..
이제 4월의 꽃잔치는 끝이 나는 모양이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지고 있는 벚꽃조차도
산 위에서 내려다보니 충분히 아름다게 보였지만..
이제 다음 꽃산행은 아무래도 5월의 철쭉산행이 되지 싶다(4월말이 될 수도..)
지리산 바래봉이나 소백산 연화봉 혹은 황매산 모산제 같은...
마이산에는 고비나 고사리 같은 봄나물이 한창 올라오고 있었고.. 산 아래 주차장에서
동네 노인네들이 산두릅을 놓고 팔고 있는 걸 봤는데.. 조만간 한번 맛을 봐야겠다
증약막걸리 한병 같이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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