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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거기서 ..

by 류.. 2020. 9. 8.

주문진 바닷가 카페.. 고독, 세계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가 낭가파르밧 무산소 등정을 마친 후 쓴 책 [검은고독,흰고독]에서 가져온 상호라는데..

 

동해안 국도를 지나다보면
바닷가에 '고독'이라는 카페가 있다
통나무로 지은 집인데
지날 때마다
마당에 차 한대 없는 걸 보면
고독이 정말 고독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독은 아주 오래된 친구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영혼이나 밤을 맡겨놓고
함께 차를 마시거나
며칠씩 묵어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외딴 바닷가 마을에서
온몸을 간판으로 호객행위를 하며
사는 게 어려워 보인다

 

나는 언제나 길 위에 있으므로
그저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가끔 동해안 국도를 지나다보면
고독이 거기서
늘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인다

 

 

 

- 이상국 시집 <뿔을 적시며> 2012

 

 

Solitude's My Home/Rod McKu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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