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대전外)

임실 성수산(상이암)

by 류.. 2020. 1. 13.

 

 

 

 

 

 

 

개울물 소리도 멎은 밤, 눈 오는 소리는 산란(山蘭) 피는 소리보다 곱다
이따금 순백(純白)의 선율로 내리는 눈이 법당 앞 댓돌 위로 소복소복 쌓이고
스산히 씻기는 바람소리는 귀를 더욱 맑게 한다
극락전을 돌아 동백 터지는 소리가 맑게 들리고 심중(心中)에
구겨 넣은 번뇌가 저절로 터져 한 장의 백지로 홀러 내린다
가벼워진 마음에도 눈이 내린다 그지없이 평온한 반야(般若) 경이 빛나고
가슴속 하나의 길이 뚫리는 지금, 내가 가 닿아야 할 견성의 불꽃은
손가락 끝마다 숯불처럼 뜨겁다  오욕(五慾)이 후둑후둑
떨어져 간 저 산 아래로 내가 버린 발자국 소리가 하얗게 빛나고,
깊이 잠든 중생의 꿈이 서역(西域)을 돌아 저마다 부처님의 얼굴로
내려온다

곱게 단 동정 끝에 떠오르는 미소는 마음속을 스쳐 어디로 가는가
놋 주전자에서 밤새 설설 끓는 솔잎차는 그대로 공양으로 올라가고
이따금 떨어지는 적막은 정일품(正一品)이다
뜰아래로 내려와 한 모금 축이는 입술에 스르르 감전(感電)되는 오도(悟道).
아 이 순간, 마음에 남은 한 장의 백지마저 날아가버리고 빈 공간
으로 차오르는 법열(法悅)의 눈만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리는구나

 

 

-김종목, 눈 오는 산사(山寺)에서

 

 

 

 

 

 

 

 

 

 

 

 

 

 

 

 

 

 

                          올겨울 들어서 첫눈 산행..

                          대단치 않은 눈이라 여기고 아이젠을 안 가져갔다가 고생을 좀 했다

                          휴양림에서 상이암까지 미끄러운 임도를 겨우겨우 올랐으나.. 상이암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그보다 더 험난했다 눈도 많이 쌓여있었고.. 내리는 눈 외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깜깜이 산행..

                          신기하게도 내려오자마자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인다

                          전주 연와 미당에서 갈비탕으로 점심 후.. 귀가

 

                          휴양림 주차장에서 상이암 거쳐 정상까지 왕복..  7.4 km(3 시간 30 분)

 

 

                         

 

 

 

 

'산행(대전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양 미궐산  (0) 2020.01.17
구미 냉산(태조산)  (2) 2020.01.16
영동 비봉산(양산면)  (0) 2020.01.12
완주 오봉산  (0) 2020.01.09
경주 무장봉(동대봉산)  (0) 2019.12.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