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산 산행의 덤으로 거제 공곶이 방문..
TV로 두어 번 봐서 익히 알고는 있었던, 외도 못지않게 정성들여 잘 가꾼 바닷가 정원인데
이곳 역시 너무 늦게 온 것 같다
공곶이의 상징인 수선화도 동백도.. 지난 며칠간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시들시들 빛을 잃어가는게
못내 아쉬웠다
예구항에서 가득 찬 쿨러를 들고 배에서 내리는 낚시꾼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한번쯤 날을 잡아 내려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다낚시 손 놓은지 20년이 넘었는데도.. 한번 꾼은 영원한 꾼인 것인지...
내가 다만 인정하기 주저하고 있을 뿐
내 인생도 꽃잎은 지고 열매 역시
시원치 않음을 나는 안다
담 밑에 개나리 환장하게 피는데
내 인생의 봄날은 이미 가고 있음을 안다
몸은 바쁘고 걸쳐놓은 가지 많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거두어들인 것 없고
마음먹은 만큼 이 땅을
아름답게 하지도 못하였다
겨울바람 속에서 먼저 피었다는 걸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나를 앞질러가는 시간과 강물
뒤쫓아오는 온갖 꽃의 새순들과
나뭇가지마다 용솟음치는 많은 꽃의 봉오리들로
오래오래 이 세상이 환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선연하게도 붉던 꽃잎 툭툭 지는 봄날에
- 지는 동백꽃을 보며/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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