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멀리 갈 엄두는 안 나고.. 그냥 집에 있자니 갑갑해서 집 앞 엔제리너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텀블러에 담고.. 도곡리행 45번 버스를 탔다(건양대병원 애 서 10:55 출발)
나처럼 신정 차례를 지낸 사람은 4일이나 되는 긴 연휴를 뭘 하며 보낼까? 가까운 저수지나
대청호까지 꽁꽁 얼어있으니 아직 낚시는 어렵고(얼음낚시는 가능한데 내키지 않고)
구정파가 대부분이라 한잔할 상대 찾기도 마땅치 않고.. 그나마 혼자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
산이다 도곡리에서 하차.. 늘 다니던 무상사 옆 등로가 아닌 향국암 방향 능선을 들어서자
고라니 몇 마리가 환영이라도 하듯.. 사방에서 후다닥 뛰어다닌다
혹시 어딘가 야생화의 싹이라도 올라와 있을지 땅바닥만 보고 가는데..
영상 7도의 포근한 날씨에도 그늘진 곳은 군데군데 얼어있고 그 어디에도 봄의 조짐은 없다
대전 인근에서 제비꽃이나 바람꽃.. 노루귀 같은 봄꽃을 보려면 아직 한참 더 지나야 할 듯...
인적은 없고 개짖는 소리만 요란한 향국암 뒤편으로 올라 험한 상여바위를 넘어 국사봉에 도착한
시각이 정각 1시.. 아무도 없는 데크에서 김밥 한 줄과 커피 한잔 마신 후 청송약수터 쪽으로하산..
도곡리 고개 → 향국암 → 상여바위 → 국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