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타는 입술과 전하고 싶은 말을 갖고 있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는 귀와 달콤함을 좋아하는 코와 금기를 밀어내고 싶어하는 숨은 욕망을 갖고 있다. 욕망은 언제나 불밝힌 눈을 뜨고 제 혼자만 아는 길을 떠나고 돌아온다. 배웅하지 않아도 문을 밀고 나갔다가 기다리지 않아도 문을 밀고 돌아온 낡은 포켓 속에, 눈썹과 정맥사이에도 그것은 오랜 집을 짓고 견고하게 들어앉는다. 눈에 든 흙이 되어 먼지가 되어 아침과 저녁 사이, 밤과 낮 사이를 가리지 않고 폭풍처럼 몰려와서는 점령군처럼 떠나지 않는다. 한 점 흙과 같은 내 육신이,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내 마음이 그의 앞에 맨살로 드러눕는다. 오리나무 잎새를 잠들게 한 어둠이 깨우지 못하는 꿈의 이불이 되어 그 위에 덮인다. 그가 찾아오면 나는 언제나 속수무책이다 이기철 |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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