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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노래

by 류.. 2009. 1. 30.


너를 위한 노래 4



     바람 부는 겨울



     새벽 역두에 나가고 싶다

     쫓겨난 여자처럼 머리카락을 날리며
     긴 코트의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느린 걸음으로
     역두를 서성이고 싶다

     그대여 그런 날 새벽에
     우연히 널 만날 수는 없을까
     나는 수없이 뒤를 돌아보며 약속 없는
     너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내가 탈 기차를 보내고
     그 다음의 기차를 보내며
     시린 가슴으로 떨고 있을 때
     두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너를 만날 수는 없을까

     새벽 역두에 나가고 싶다
     찬비 뿌리는 새벽
     우산을 받쳐들고 역두를 서성이면
     멀리 보이는 불빛들의 젖은
     그림자 일렁이는 무늬 속으로
     너는 보이고 그리고 없고

     그러나 나 결코 떠나지 않으며
     너를 기다리며
     바람과 함께 흔들리며
     비와 함께 떨어지며
     너를 기다리며 그렇게
     참으로 어리석은 낭만을 믿으며 나는
     겨울 역두에 서 있고 싶다



     늦은 밤 자정인들 어떠랴
     축축이 젖은 채로
     널 우연히 만날 수만 있다면.

 

     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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