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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by 류.. 2008. 2. 12.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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