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풀 꺾이며 몸살 앓는다
삼복 염천엔 문자 그대로
백일을 붉을 듯 하더니만
잡초가 억세질수록, 바로 옆
감나무 땡감이 커갈수록
한잎 두잎 바람없이 앓는다
번민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
깊은 뿌리의 아픔에
잎사귀마저 윤기를 잃고
마당 한쪽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무심한 영토에서
시름시름 몸져 누운 백일홍이여
이름은 한 백일 붉을 것 같은데
고작 한철 땡볕에 반짝이라니
소문과 다르구나 백일홍이여
서글픈 꿈이 자욱하게 깔린 네 발밑
형체 없는 한여름의 짧았던 시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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