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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景

삼척 갈남항의 새벽

by 류.. 2007. 6. 27.

 

 

 

       동해 7번 국도변의 숨겨진 진주같은 아름다운 마을 갈남리(삼척시 원덕읍)...

       갈남포구를 둘러싸고 있는 갈매기섬(월미도)와 크고 작은 그림같은 갯바위들...

       그리고 그것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7번국도...

       (월미도 좌측 바위섬에서 두어번 낚시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동해바다 어디에서나 일출을 볼 수 있겠지만..   갈남바다에서 바라보는 해돋이풍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나는 갈남의 새벽이 너무 좋다

       어둠 속에 숨어있다가 떠오르는 해와 함께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자그마한 포구

       인근 장호항이나 용화해수욕장에 비해 한적하지만... 훨씬 빛나는...

      

     

     

      동해 고속도로
                               
                              

      해지기 전에 닿아야 한다
      액셀레이터를 밟으며 박 대리는
      졸음을 쫓기 위해 오징어를 씹고
      나도 무슨 말인가를 연신 지껄여야 했다
      길은 부드러운 음악처럼 휘어지고, 비탈길에선
      파멸한 공룡처럼 레미콘 트럭이 뒤집혀 누워 있다
      아슬한 절벽, 뜻밖의 검문과 감시를 스치며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다
      한낮의 이글거리는 햇살이 조금씩 꺼지고
      차창의 스크린에 담겨지는
      해변마을, 휴게소, 모래밭, 검문소, 철책들......
      그 너머 검푸르게 하루를 닫아가는 바다
      고깃배가 돌아오고 사람들이 돌아온다
      마주치는 차들의 깜빡거리는 전조등 불빛 속으로
      우리는 한 치 앞의 미래 혹은 과거를 떠올린다
      어제밤엔 술을 마시고 다퉈야만 했다
      1차를 가고 2차를 가고...... 쳐봐! 이 새끼야!
      그걸...... 주먹이라고 달고 다녀! 으르렁거리며
      지금은 어색하게 화해를 유보하고 있지만
      얼마쯤 서로에 대한 존중이 생겨나긴 했다
      한때 그와 내가 공유했던 길이 있었으리라 그리고
      지금 우리는 강릉으로 간다 그곳은 어디쯤인가
      우리는 지금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어쩌다 그의 행선지에 동승하게 되었을 뿐이라고
      카스테레오에선 아득한 추억이 흘러나온다
      불시에 제한속도를 넘어서는 속도계
      침묵으로 달려드는 길의 등짝이 허옇게
      범퍼 밑으로 깔린다 다만 충돌과 전복을 피해
      해거름 속으로
      망망한 삶의 바다 곁을 달려가고 있는
      이것은 정녕 위험한 동행인가
      해지기 전까지 우리가 닿아야  할 곳은 어디인가.


      정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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