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이 어떻게 피나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꽃 피기를 기다린 적 있었다는 사람
한 잎 펼쳐지면
또 한 잎 펼쳐지고
달빛 내리는 밤
달빛에 꽃잎 열리는 걸
아기 하나 태어나듯
바라고 지켜보았다는 사람
그 때 이미 마음으로
시를 썼던 사람
그 사람과 마주 앉은
등나무 그늘 속에 바람이 좋아
그가 길어오는 유년의 환한 추억 속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저만치 그늘 밖에 핀
달맞이꽃이
노랗게 웃음으로 다가오는
등나무 아래
-등나무 아래/남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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