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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樂

서풍이 부는 날

by 류.. 2007. 2. 22.

 



서풍이 부는날
어느날인가 서풍이 부는 날이면
누구든 나를 깨워주오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내가 잠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 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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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렁설렁 바람이 부는 날엔
          빨래냄새 가시지 않은
          새 옷을 꺼내 입고
          거리에 나가자

          비슷비슷한 사람들의
          표정없는 얼굴에도 이런 날엔
          몰래 설레다가 노을처럼
          홍조(紅潮)가 번졌을지도 몰라

          몇 번인가의 신호등이 바뀌고
          그림자 긴 사람들의 외로운 발들이
          무더기로 모였다 흩어지고
          다시 모였다 흩어지는
          건널목에서
          행여, 그리운 이 만날지도 모르지

          설렁설렁 바람이 부는 날엔
          걷다가 슬쩍 어깨를 부딪쳐도 좋으리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엔 우리
          빨래냄새 가시지 않은
          새 옷을 꺼내 입고
          거리에 나가자
           
           
          -바람부는 날엔 / 송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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