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그룹 매그넘은 축구로 치면 레알 마드리드다. 이브 아놀드,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엘리엇 어윗, 필립 할스먼, 데이비드 앨런 하비, 엘리 리드, 알렉스 웹, 요세프 쿠델카, 스티브 매커리, 칼 데 케이저 등 명성 자자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이곳에서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에 고스란히 저장된 35만점의 사진들을 모두 음미하려면 수년은 걸릴 듯. 최근 홈페이지 디자인을 바꾸고 서비스를 늘렸는데, 가장 돋보이는 메뉴는 에세이(essey)다. 플래시모션 그래픽으로 작가의 음성해설과 음악이 곁들여진 사진들을 맛볼 수 있다. 아이팟으로 다운받을 수 있게끔 한 팟캐스트(podcast) 메뉴도 꼭 둘러볼 것. |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존 카플란의 홈페이지. 티베트, 러시아, 시에라리온, 쿠바 등을 돌며 찍은 사진들이 메뉴에 차례대로 올라 있다. 폼나는 여행사진 모음 홈페이지라고 미리 기대하진 말 것. 그의 사진들이 관심있어하는 것은 ‘사라져가는’, ‘파괴된’, ‘자행되고 있는’ 풍경이고, 인물이기 때문이다. 마약, 고문, 범죄, 이민, 아동학대 등 산업화와 근대화의 이면에 도사린 폭력, 그 폭력에 의해 짓뭉개진 인물들의 얼굴, 그리고 좀처럼 털어놓지 못하는 그들의 사연이 겹쳐지면 섬뜩한 세상이 성큼 다가선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21세의 미국인들’(age twenty-one in America) 메뉴에서도 존 카플란의 일관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섬네일 기능을 마련하지 않은 건 그저 ‘그림’으로만 보지 말라는 의도일지도. |
사진은 영원한 혁명이라고 믿는 닉 나이트의 홈페이지. 그의 온라인 갤러리는 거대한 미궁이라 불릴 만하다. 쇼 스튜디오의 최근 프로젝트 ‘Antoni’ 등 2000년대에 작업한 그의 작업 결과물이 모두 올라 있다(이전 작업 결과물들을 볼 수 없는 건 안타깝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독자적인 홈페이지처럼 각기 다른 형태와 색감으로 미장되어 있으며, 사진뿐 아니라 직접 제작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영상까지 마련되어 있다. 특히 대형 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일일이 찍어놓은 사진들은 다른 홈페이지에선 볼 수 없는 차별적 콘텐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패션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와 함께 쇼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300여명 동료들의 사진, 영상 작업들도 빼놓지 말라. |
정형화되고 일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하는 이름에 걸맞게, 사샤 딘 비안의 홈페이지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 모델이 경쾌한 워킹을 선보이는 톡톡 튀는 방식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리처드 아베든 같은 유명 패션사진 작가 아래서 수학했던 그는 카메라를 잡기 전까지는 항공학을 공부하고 관련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컨설턴트로 일했다고. 이후 주로 광고사진, 패션사진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렸는데, ‘lucid’, ‘aura’, ‘form’, ‘edge’, ‘detour’ 등의 메뉴에서 명성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퍼즐처럼 해당 메뉴의 사진을 미리 보여주는 방식도 독특하고 프로젝트들에 대한 코멘터리 등도 충실한 감각적 갤러리다. 참고로 www.sachabiyan.com에 가면 그의 판타스틱한 여행, 인물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다. |
1997년 뉴욕아트디렉터클럽에서 100명의 창조적 디렉터로 꼽힌 자크 골드의 홈페이지. 자크 골드는 나이키, BMW, 질레트, MTV 등 50여개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를 도맡고 있으며, <배니티 페어> <보그> 등에 기고하는 광고, 패션 전문 사진작가다. 그의 홈페이지는 목매달 준비를 하고서 커다란 호박을 뒤집어쓰고 있는 남자, 초인처럼 날아서 스포츠카에 안착하는 젊은이 등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초현실적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100여장의 이미지들이 ‘movement’, ‘illustration’, ‘fashion’, ‘portrait’, ‘advertising’ 등의 메뉴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중 극적인 동작을 순간적으로 잡아낸 사진들을 보면 그가 왜 주목받는지를 알 수 있다. 사진 외에 별다른 읽을 거리가 없다는 것은 단점. |
이거 사진 맞아? 윌리엄 레시의 사진들은 풍경사진이 앤젤 애덤스에서 시작해서 앤젤 애덤스로 끝난다고 굳건히 믿는 이들에겐 충격이다. 실제 애리조나 사막에 살면서 갖가지 필터들과 다중노출 등을 통해 만들어낸 그의 화려한 사막 사진들은 카메라로 찍었다기보다는 붓으로 그린 회화에 가깝다. 아들의 소형 비행기를 얻어 타고 우연히 여행을 떠났다가 하늘에서 바라본 바다와 땅의 모습에 빠져들어 시작하게 됐다는 프로젝트 ‘Body of Water, Body of Land’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인간들이 침범하고 파괴하지 않은 땅과 바다를 찾기가 어렵다”는 윌리엄 레시의 사진들은 어쩌면 점점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지구에 대한 연서다. |
앤드루 웨클스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할리우드 배우들의 팬페이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크레딧이다. 스칼렛 요한슨, 내털리 포트먼, 제니퍼 로페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휴 그랜트 등과 같은 배우들 외에도 하이디 클룸, 나오미 캠벨 등과 같은 A급 모델, 빌 클린턴 같은 유명 인사의 사진들이 홈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그가 찍은 로빈 윌리엄스 사진은 <뉴욕타임스>가 3천년에 공개할 타임캡슐에 넣었을 정도로 자국에선 인기 작가. 포스터 메뉴에선 <스텝 업> <다크 워터> 같은 영화 외에 드라마, 연극 포스터를 찾아볼 수 있다. 이 홈페이지의 장점은 개인 작가의 홈페이지라고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진이다. 댄스, 스포츠 등을 찍은 사진 외에 아시아, 아프리카 여행 사진을 올려뒀다. |
<퍼펙트 사진-사진학교> <디지털 사진의 이해> 등 5권의 기술서를 펴낸 브라이언 페터슨의 홈페이지. 신부가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는 사진으로 말을 거는 이 홈페이지는 사진입문자들에겐 아주 좋은 교과서다. 각종 테크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물과 풍경을 찍은 사진이 각각 30여장씩 올라 있는 게 전부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아주 기초적인 황금분할, 실루엣 촬영, 프레임 안에 프레임 만들기 등등 사진 입문서 등에서 지루하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지식들을 눈으로 직접 실감하게 해준다. 여러 권의 카메라 관련 서적을 출판한 이력을 감안하면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를 느끼게끔 해주는 것에서 나아가 좋은 사진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간단한 팁을 달아줬으면 하는 바람. |
면상을 잔뜩 찌뿌리고 있는 돼지, 혀를 낼름거리고 있는 말, 우아하게 날개로 자신의 몸을 가리는 박쥐, 무스를 바른 듯 머리를 곤두세운 원숭이, 불구경이라도 하는 듯 눈을 번득이는 개구리. 영국 출신 사진가 팀 플래치가 즐겨 찍는 건 동물들이다. 그런데 그저 찍는 게 아니다. 팀 플래치는 동물 또한 인간 이상의 다양한 감정을 갖고, 다양한 행위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준다. 진기한 동물원 구경을 끝내고 나면 ‘동물&인간’ 메뉴를 챙겨보라. 머리에 풀을 심고 도마뱀을 키우는 모호크 스타일의 청년, 털이 복실복실한 오랑우탄과 손을 맞잡고 있는 아이, 개구리와 키스하려는 젊은 여성 등 인간과 동물의 기묘한 대화들이 이어진다. | |
“쿠바의 사회주의는 새로운 세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쿠바 사람들은 그것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피델 카스트로 이후에 쿠바와 쿠바 사람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쿠바에 대한 애정으로 치면 E. 라이트 레드베터만한 사진가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의 홈페이지는 쿠바에 대한 애정의 작은 증거물이다.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소년, 대포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카메라를 내려다보는 아이, 무거운 짐을 한 가득 머리 위에 올려놓은 노파 등 레드베터의 카메라는 쿠바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을 통해 쿠바사회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견한다. 언젠가 쿠바를 가겠다고 공언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추천하고픈 홈페이지. |
두말할 필요 없는 아라키 노부요시의 홈페이지. 국내 포털에도 따로 그의 홈페이지 주소가 나와 있을 정도로 인기 작가다. 도마뱀을 안고 있는 아라키의 첫 화면을 클릭하면, 화실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 사진이 등장하는데, 청진기마냥 마우스를 사진 이곳저곳에 대보아야 메뉴들을 찾을 수 있다. 원색적이고 도착적인 섹스 이미지들로 도시를 채색하는 아라키 특유의 감성을 느끼려면 일단 업데이트 갤러리를 찾을 것. 결박당한 나체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것만으로 아쉽다면 스페셜 피처 메뉴를 클릭하라. <색정화>(色情花)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을 연속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력과 리뷰 등이 다른 홈페이지에 비해 자세하지만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다. |
투명 버블을 탄 여자가 하늘을 날고, 강을 건너고, 골목을 헤매는 사진으로 유명한 멜빈 소콜스키의 홈페이지.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는 1960년대 <하퍼스 바자> <에스콰이어> 등 주요 패션지를 통해 데뷔했다. 6살 때부터 상상의 프레임을 만들어 놀기를 좋아했다는 이 유명 패션사진가는 8살 때 자신의 카메라를 가진 뒤로 사진가라는 자신의 미래를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한때 TV 광고감독으로도 활동했던 그의 홈페이지는 스타일리시한 그의 사진들에 걸맞게 세련된 외향을 갖추고 있다. 버블 시리즈를 일감(一感) 했다면, 이후엔 <보그> <바자> 등에 실린 그의 인물사진을 훔쳐보라. 특히 <바이브 2002>는 놓치지 말 것. 블루와 블랙의 매혹적인 조합이 일품이다. |
<내셔널지오그래픽> <타임> <뉴욕타임스> 등에 기고하는 포토저널리스트 에드 카시의 홈페이지.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은 “(이 홈페이지에) 수십편의 사진 스토리가 들어 있어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추천한 바 있다. 올려놓은 사진을 방문객들이 보기 좋게끔 만들어놓은 이 홈페이지는 포트폴리오, 포토에세이 등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한 각종 다큐멘터리 사진과 여행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책에 실린 사진들을 스캔해서 올려놓은 메뉴는 글과 사진이 어떻게 한 지면 안에서 어울리는지 보여준다. 사진이 실린 사이트로 곧장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섹션 또한 추천 메뉴. |
샌디 스코글런트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 그는 사진을 만든다. 순간적인 포착 대신 대상과 공간을 직접 빚고 세운다. 그러니 방사능에 노출된 고양이들이 인간을 공격한다는 <방사성 고양이>(1980) 등을 통해 인스톨레이션(Installatio) 포토, 즉 설치사진이라는 낯선 형식을 알렸던 샌디 스코글런트의 홈페이지를 노크했을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아카이브 메뉴에는 <박스 위의 오렌지>(1978)부터 2004년 작업한 <트루 픽션>까지, 인위적 가상 세계를 통해 현실을 비판해온 샌디 스코글런트의 욕망이 전시되어 있다. 상상의 피라미드를 축조하기까지의 고단한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워크숍 메뉴 또한 흥미롭다. |
“사진가들이 그들의 카메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누군가는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세상이 왜 바뀌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매그넘 일원인 압바스의 말을 맨머리에 걸어놓은 이 홈페이지는 일본의 포토저널리스트 우다 유조의 것이다. <오마이뉴스> 등 국내 언론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사진을 기고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의 홈페이지에는 미얀마, 캄보디아,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와 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남미 지역을 돌며 찍은 다량의 사진들이 업로드되어 있다. |
사막을 뛰어넘으려고 도약하는 멀리뛰기 선수를 봤나. 낙하산을 펴야만 멈춰설 수 있는 100m 단거리 주자를 봤나. 체육관 바닥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줄넘기를 하는 농구 선수를 봤나. 핀란드 출신으로 지금은 LA에서 활동하는 마르쿠 라데스마키의 사진들은 한결같이 “불가능이란 없다”고 말한다. 그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로 무장한 마르쿠 라데스마키의 사진들에는 과장과 역설이 극대화되어 있다. 그의 광고 사진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괴한 SF영화를 보는 듯한 개인작업 사진 메뉴도 들러보길 권한다. |
그레고리 콜버트는 팀 플래치보다 한발 더 나아간다. 그의 사진 속에선 아이가 책을 읽으니 거대한 코끼리가 경배의 몸짓을 취한다. 향유고래와 인간이 사전에 안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이 춤을 춘다. 그리고 소녀의 지휘에 맞춰 독수리가 날아오른다. 디지털 합성 같지만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기까지 오랫동안 기다린 결과물이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도 전혀 조련받지 않았다고 하니 더욱 놀랄 수밖에. 홈페이지를 조심히 열고,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언어와 멜로디”를 들어보시길. |
지난해 <나무, 그 품에 안기다>라는 공동 전시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션 커넌의 홈페이지. 깔끔한 디자인의 홈페이지에선 <나무들 사이에서>(Among Trees) 등 그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나무들 사이에서>에선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나무들의 정령들과 대화를 끝낸 뒤엔 <비밀의 책들>을 열어 그들만의 운명을 지닌 정물들의 침묵의 세계에 잠입해보도록. 션 커넌의 카메라는 특정 소재만을 택하진 않는데 이 홈페이지에선 클로즈업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인물사진은 물론이고 광고사진까지 가리지 않고 두루 관심을 보이는 션 커넌의 욕심을 확인할 수 있다. |
훌륭한 접사 사진은 보는 이를 정화시킨다. 조이 테네슨의 홈페이지 첫면을 장식하고 있는 <인티머시>(2004)의 수련 사진을 보자. “꽃들을 찍는 행위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만든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사진에는 억지스러운 절제 대신 자연스러운 조화가 담겨 있다. 대강 훑고 지난다면 조이 테네슨을 꽃 전문 사진가로 여길지 모른다. 다른 메뉴들을 클릭하면, 그가 훌륭한 인물사진가이면서 동시에 대상을 달리하면서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순백 추구 의지를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다. |
프로 이상의 아마추어가 있다. 포토넷과 존제로에 가면 프로 뺨치는 아마추어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두 사이트 모두 아날로그 사진보다 디지털 사진이 강세다. 포토숍을 사용하는 테크닉은 어떤 경지에 다다른 수준들이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찍었지, 하는 사진들의 카메라 정보를 한번 확인해보라. DSLR이 아닌 똑딱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도 심심찮다. 회원들의 새로운 사진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각종 커뮤니티와 읽을 거리들이 즐비하다는 점이 강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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